연구분야

콘크리트의 나노미터(nano meter) 세계를 들여다보는 기술
  • 게시일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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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의 나노미터(nano meter) 세계를 들여다보는 기술

 

 

▲ 이남곤 KICT 구조연구본부 수석연구원

 

콘크리트의 나노미터(nano meter) 세계를 들여다보는 기술

 

들어가며


콘크리트는 물, 시멘트, 모래, 자갈로 구성된 지구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인공재료 중 하나이다. 전 세계적으로 콘크리트 연간 생산량은 약 300억 톤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약 3억 톤이 생산되고 있다(York, I. N. et. al., 2021)(한국레미콘 공업협회).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포함해 대부분의 건축물은 콘크리트로 지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 생활과도 매우 밀접한 재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콘크리트라는 재료는 주로 부정적인 인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콘크리트의 주원료인 포틀랜드 시멘트는 생산과정 중에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지구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건설 산업에서 콘크리트 관련 부실시공으로 인해 구조물 사고 및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하는 등 콘크리트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은 좋다고 할 수 없다. 콘크리트는 최소 4가지 이상의 재료가 혼입되어 제조된다. 물과 반응하여 굳어지는 특성, 그리고 콘크리트의 강도를 발현하는 물질의 복잡성과 낮은 결정성으로 인해 콘크리트의 성능을 예측하고, 제어하기가 매우 까다롭고 어렵다.


콘크리트에 대한 연구는 더 강하고, 더 오래가고, 더 환경친화적인 콘크리트를 만들기 위해 많은 연구자가 수십년간 노력해 오고 있다. 콘크리트의 대표적인 물성인 압축강도, 탄성 계수, 인장강도, 수축, 크리프, 응결, 유동성, 수화열 등에 대한 연구는 주로 매크로(macro, › 1mm) 또는 마이크로(micro, ‹ 1μm) 크기 수준에서 이루어지며, 마이크로 수준까지 연구 만으로도 충분히 위에서 언급한 물성에 대한 메커니즘 규명 및 성능 향상 연구가 가능했다. 또한, 분석 장비의 발달과 함께 마이크로 수준에서 콘크리트의 재료 및 미세구조 분석이 가능해 지면서 관련 분야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마이크로 수준의 연구만으로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콘크리트 정보가 존재하며, 풀어야 할 콘크리트의 재료적 문제가 있다.

 

 

그림 1  공극 크기에 따른 분석법 비교(Anovitz, L. M. et al., 2015)

 

콘크리트 공극 구조 분석


최근에는 고급 분석 장비 발달과 함께, 콘크리트에서도 마이크로미터 이하 수준에서 분석 연구가 가능해지고 있다. 콘크리트에는 다양한 크기의 공극이 존재하며, 이 공극들이 콘크리트의 물성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0.1mm 수준의 공극은 콘크리트의 동결융해저항성능, 염해저항성 과 관련이 높고, 0.1~1μm 수준의 공극은 압축강도, 탄성계수, 50nm 이하 수준의 나노 크기 공극은 수축, 크리프 등 과 연관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다양한 크기의 콘크리트 공극을 알아보기 위해서 기존에 여러 분석 장비가 존재 한다(그림 1). 현재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공극 분석 장비는 수은압입법(Mercury Intrusion Porosimetry)이다. 정량적이고 손쉽게 측정이 가능한 장점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10㎚ 크기 이상의 공극만 알아낼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또한, 콘크리트의 정확한 공극 구조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내부에 존재하는 물을 제거(건조)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건조 과정에서 내부 공극 구조가 손상되는 문제도 있다. 이 외에도, 질소흡착(Nitrogen Adsorption), 투과전자 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TEM), 주 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y: SEM), Micro X-ray CT 등의 분석법이 있다. 더 작은 크기의 공극까지 알아볼 수 있는 분석 장비 중에서 최근에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장비가 바로 H NMR(proton NMR 또는 Hydrogen-1 NMR)이다.

 

표 1 콘크리트 내부 공극 크기에 따른 분류(Monterio, P., 2006)

콘크리트 내부 공극 크기에 따른 분류(Monterio, P., 2006)
분류 모세관 공극(수)
겔 공극(수) 층간 공극(수)
size 50nm이상
10~50nm 2.5~10nm 0.5~2.5nm
설명
  • 50㎚보다 큰 공극은 보통 macro pore라 하며, 강도와 투수성에 영향
  • 이 공간에 존재하는 물을 free water 라고 함
  • 50㎚보다 작은 공극은 micro pore라 함
  • 건조수축 및 크리프에 영향
  • C-S-H와 같은 수화물 표면에 물리적으로 결합된 물
  • 상대습도 30% 이하의 강한 건조조건에서 증발되고 수축 발생
  • 매우 작은 크기 공극이므로 강도와 투수성에는 영향이 적음
  • 건조수축 및 크리프에 영향
  • C-S-H 구조의 공극 안에 결합된 물로서 존재
  • 이 공간에 존재하는 물은 수소 결합에 의해 강하게 C-S-H 층에 결합되어 있음
  • 상대습도 11% 이하의 강한 건조조건에서 증발되고 수축 발생

 

 

그림 2  콘크리트의 대표적 수화물인 C-S-H의 구조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류의 공극(Jennings, H. M. et al.,  2015)

 

1 H NMR(Nuclear Magnetic Resonance) 분석 기술 개념


NMR이란 원자핵의 스핀 성질과 자기모멘트를 이용한 분광법이며, 자기장 내에서 원자핵의 자기모멘트에 특정한 외부의 에너지가 작용하여 그 에너지를 흡수하고 다른 에너지 준위로 전이하는 현상을 말한다. 1H NMR은 물 분자 속 양성자(proton)의 T2이완시간(spin- spin relaxation time)을 측정하여 콘크리트 내부의 물 분자가 존재하는 공간(공극)의 크기를 알아내는 방법이다. 콘크리트 내부에 존재하는 물은 건조과정 후에 그 공간이 공극이 되므로, 1H NMR과 같은 분석 방법을 사용하면 콘크리트의 공극 크기를 정량화할 수 있게 된다. 쉽게 말해 물을 사용하여 콘크리트 내부의 공극 구조를 관찰하는 분석법이다. 이 분석법은 콘크리트 내부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공극을 알아 볼 수 있으며, 별도의 건조과정이 필요없고 콘크리트가 굳기 전부터 굳은 후까지 실시간으로 측정이 가능하다. 이 방법을 통해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표 1과 같으며, 콘크리트 속에 존재하는 공극을 크기별로 알아낼 수 있다(그림 2). 예를 들어, Interlayer pore(층간 공극, 2.5nm 이하), gel pore(겔 공극, 2.5~10nm), capillary pore(모세관 공극, 10nm 이상)이다. 또한 각각의 공극 부피를 정량적으로 알아내는 것도 가능하다.

 

 

그림 3 T<snp>2</snp> 이완 시간에 따른 상대적 신호 강도. 그림 4  시멘트 페이스트의 수화 시간에 따른 내부 공극수 변화

 

 

나노미터 수준에서 콘크리트 공극 구조 분석


1H NMR 분석법을 사용하여 콘크리트의 공극을 분석한 결과를 그림 3과 그림 4에 나타냈다. 해당 시편은 물/시멘트 비 0.4로 제조된 시멘트 페이스트로서 H NMR 분석을 수행한 결과이다. 1H NMR 신호를 통해서 계산된 피크에 대응하는 T2이완시간을 알 수 있고, T2이완시간은 물 분자가 존재하는 공극의 크기를 알 수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T2 이완시간이 100μs(micro second)일 때 나타나는 피크는 ‘Interlayer water’를 의미하고, 300~500μs에서는 ‘Gel water’, 600~1000μs에서는 ‘Interhydrate water’(보통 Capillary water에 속함), 1000μs 이상은 ‘Capillary water’를 의미한다. 그림 3에 나타난 상대적 신호 강도를 정량화하여 계산한 결과는 그림 4와 같다. 그림 4는 시멘트 페이스트가 점차 수화함에 따라서 내부 공극수의 크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시간 영역으로 나타내고 있다. 초기부터 약 5시간까지는 시멘트 페이스트가 굳기 전 상태이므로 Capillary water만 측정된다. 수화가 시작되고 4~5시간부터 Interhydrate water가 발생하기 시작하고, 7시간부터 Gel water가 측정된다. 그리고 10시간 후부터는 Interlayer water도 확인된다.

 

 

기술 활용 방안


콘크리트가 굳기 전부터 내부의 공극 크기가 어떻게 변화하는 가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연구이다. 이 기술은 콘크리트의 주요 물성인 자기수축, 건조수축, 크리프, 압축강도를 예측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장기 내구성 측면에서도 이 정보를 활용하여 콘크리트의 공극 구조 를 시뮬레이션 함으로써 동결융해, 염해저항성 등을 예측하고 판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즉, 콘크리트에서도 나노 크기의 미시 세계 정보를 사용하여 거시 거동을 예측하는 연구가 가능하다. 향후, 이 분석기술은 더 안전하고 튼튼한 신규 콘크리트 구조물을 건설하기 위한 재료 설계에 활용될 수 있으며, 또한 기존 구조물의 내구도를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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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한국레미콘공업협회(http://www.krmcia.or.kr)
• Anovitz L M Cole D. R. (2015). Characterization and analysis of porosity and pore structures. Reviews in Mineralogy and geochemistry 80(1), 61-164.)
• Jennings H M Kumar A., & Sant, G. (2015). Quantitative discrimination of the nano-pore-structure of cement paste during drying: New insights from water sorption isotherms Cement and Concrete Research, 76, 27-36
• Monteiro, P. (2006). Concrete: microstructure, properties, and materials. McGraw-Hill Publishing.
• York, I. N., & Europe, I. (2021). Concrete needs to lose its colossa carbon footprint. Nature, 597(7878), 593-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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