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대중교통의 아이콘, 자율주행 기술 기반 실시간 수요 대응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
▲ 장지용 KICT 도로교통연구본부 전임연구원
들어가며
2022년 11월, 서울시는 청계천에서 자율주행버스 운행을 시작으로 2023년 12월 합정역과 동대문역을 잇는 심야자율주 행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두 사례는 모두 운전석이 있고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한정된 고정 노선을 따라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지자체 차원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대중교통 서비스를 상용화한 사례이다. 이전에도 현대자동차의 '셔클', 경기도 판교의 '제로셔틀', 시흥시의 '마중' 서비스가 있었으나 모두 시범 운영에 가깝다. 이렇게 지금까지 활발히 진행된 자율주행 기술은 이제 대중교통을 만나 가장 먼저 우리에게 한 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다.
시민의 발이기도 한 대중교통은 일반적으로 서비스 제공 영역이 넓을수록 시민 편의성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나 인력과 예산 등의 문제로 인해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 영역 확장은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대중교통 분야에서는 대중교통 서비스의 질과 효용성 제고를 위해 수요 응답형 서비스라고 일컬어지는 DRT(Demand Responsive Transit)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한국운수산업연구원, 2024). 그러나 DRT 기반의 서비스 역시 운용 인력과 재정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대안으로 서울시 등의 지자체 사례와 같이 자율주행 기술과 대중교통 서비스의 결합을 통해 기존 대중교통이 가지는 한계를 해소하려는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를 필요로 하지 않아 적어도 운용 인력과 이에 대한 재정 부분에서 기존 대중교통이 가지는 한계를 일부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2021년 4월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대중교통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실시간 수요 대응 자율주행 대중교통 모빌리티 서비스 기술 개발’이라는 국가연구개발사업(연구책임자: 문병섭 선임연구위원)을 수행하고 있다. DRT를 포함한 기존 대중교통의 서비스 개념을 확장하는 콘셉트로 실시간 수요 대응형 자율주행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다.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것이 무엇인지, 또한 필자는 왜 미래 대중교통의 아이콘 이라고 하는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실시간 수요 대응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정의
본 서비스는 자율주행 기술에 기반한 실시간 수요대응 대 중교통 모빌리티 서비스로 미국 자동차공학회(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SAE)가 정의한 자율주행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량으로 고정된 노선 없이 이용객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운송을 담당하는 First-and-last mile 서비스 를 목표하고 있다(그림 1). 안전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율주행 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소형 자동차를 제작해 수요 대응형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종전의 유사한 수요 대응형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위해 개별 이용자의 통행 패턴을 기억하고 학습한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도로 및 교통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동적 경로를 생성하고 이용객을 운송하는 서비스다. 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9인승 규모의 소형 차량을 제작 중이고 사전에 할당된 경로와 이동시간 허용 범위 내에서 합승이 가능하다. 본 서비스에서 개개인의 통행 패턴을 학습해 사전에 이용 수요 및 선호 경로를 예측하고 이용객에게 제안하는 기능과 합승이 가능한 자율주행버스라는 점은 분명 기존 서비스와 확연히 차별화되는 새로운 미래 대중교통의 아이콘이다.
실시간 수요 대응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구성 및 기능
자율주행 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소형 버스를 이용해 안전하고 쾌적한 수요 대응형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의 운행/관제를 담당하는 센터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자율주행 기술에 기반한 대중교통 서비스이므로 서비스 공공성과 운영 효율성을 평가하기 위한 평가 시스템이 요구된다. 자율주행 소형 버스, 센터시스템, 평가 시스템 외에도 차량 보관 및 충전을 위한 시설이 필요 하다. 실시간 수요 대응 자율주행 대중교통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스템 구성은 그림 2와 같다.
실시간 수요 대응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핵심 기능은 각각 센터시스템과 차량, 사용자 모바일 앱에 포함된다(그림 3). 먼저 운전자가 없는 레벨 4 자율주행 시스템에 기반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자 모바일 앱이 필요하다. 모바일 앱은 서비스 호출, 사용자 인증, 과금 기능을 포함하고 예약 및 운행 정보를 확인하는 장치이다. 센터시스템은 실시간 수요 대응 서비스 제공을 위한 핵심 기능을 담당한다. 여기에는 이용객의 통행 이력을 분석해 호출 수요를 예측하고 서비스 제공 지역에 필요한 차량 대수를 사전에 배차하는 알고리즘과 호출 지점부터 가장 인접한 가상 정류장을 선택하는 알고리즘이 포함된다. 또한, 실시간 도로 및 교통 상황을 반영하여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최적의 동적 경로를 생성하고 합승 수요 발생시 최소 우회 시간 내에서 경로를 갱신하는 기능을 포함한다. 차량은 자율주행 시스템 및 사용자 인증을 위한 차내 단말기, 안전을 위해 차량에 탑승하는 안전요원과 자율주행 시스템 간의 상호작용을 위한 시스템(Human-machine interface)을 포함한다.
센터시스템과 차량은 실시간으로 교통 정보 메시지(TIM; Travel Information Message)와 웨이포인트 메시지 (Waypoint message), 개별 차량 주행 정보(PVD; Probe Vehicle Data)를 송수신하며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서 PVD는 자율주행 소형 버스의 주행 궤적정보를 포함해 차량 상태 정보를 포한한 메시지이다. 웨이포인트 메시지는 운 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대중교통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메시지이다. 차량의 이동 경로를 의미하는 글로벌 패스 (Global path) 정보를 포함하며 기본적으로 차량이 경유하는 노드 좌표와 노드 간 예상 도착 시간(ETA; Estimated Time of Arrival)을 필수로 포함한다.
미래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
자율주행 레벨 4 수준은 운전자 관여 수준이 ‘Mind-off’ 인 상태로 운전자는 주변 상황인지, 주행 판단 및 차량 제어에 관여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 상태이다. 운전자가 없는(Driverless)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대중교통 서비스는 다수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서비스 개발도 중요하나 서비스에 대한 철저한 검증 기술 개발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수행된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수요 대응 서비스 (Autonomous Mobility-on-Demand: AMoD) 관련 연구를 보면 대부분의 연구에서 개발 시스템의 성능 확인만을 수행했다(Zhang et al. 2016; Barbier et al. 2019). 이용객의 안전을 보장하고 대중교통 서비스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개발이 불가피한 검증 기술에 대해 필자는 교통공학 이론을 접목하여 새로운 서비스 검증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장지용 외, 2023). 대중교통임에도 세계 최초로 개개인의 통행 패턴을 학습해 사전에 이용 수요 및 선호 경로를 예측하고 이용객에게 제안하는 신개념 서비스, 고정된 노선 없이 동적 경로를 따라 주행하며 합승이 가능한 자율주행 대중교통 서비스, 여기에 공공의 안전을 고려한 자율주행 대중교통 서비스 검증 기술 개발은 곧 우리에게 다가올, 우리가 경험할 새로운 미래 대중교통을 선도하는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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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한국운수산업연구원(2024), 버스교통, Vol 81 pp 24~37.
• Barbier M Renzaglia A., Quilbeuf, J., Rummelhard, L., Paigwar, A., , Laugier, C., Legay A., Ibanez-Guzman, J., and Simonin, O. (2019, June). “Validation of perception and decision-making systems for autonomous driving via statistical model checking.” In 2019 IEEE Intelligent Vehicles Symposium (IV), Paris France pp 252 259.
• Zhang R., Rossi, F., and Pavone, M. (2016, May). “Model predictive control of autonomous mobility on demand systems.” In 2016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 (ICRA), Stockholm, Sweden, pp.1382-1389.
•장지용, 문병섭, 하정아. (2023). Lv. 4 자율주행 기술 기반 수요 대응 모빌리티 시스템 성능 검증 방법론 개발. 한국도로학회논문집, 25(6), pp 357~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