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 김진영 KICT 연구전략기획본부 연구기획실 수석연구원
-들어가며
토공 장비를 활용한 토목 공사는 센싱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 중심의 시공 방식에서 자동화 및 원격 시공을 거쳐 자율 무인 시공으로 단계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공 안전성, 품질, 생산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로 인프라의 장기 성능과 유지관리 비용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 요소로서 다짐 품질 관리(Compaction Quality Management)는 최근 스마트 건설(Smart Construction)및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흐름과 맞물려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의 도로 건설 현장에서는 평판재하시험(Plate Load Test)과 현장밀도시험(Field Density Test)과 같은 전통적인 점 기반(Pointbased) 품질관리(Quality Control, QC) 기법이 표준적으로 적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시공 구간 중 일부 지점에서만 측정이 이루어지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대규모 선형 구조물인 도로 전 구간의 공간적 다짐 변동성을 대표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최근 건설 산업 전반에서는 센서 기반 실시간 계측, 위치정보 시스템(GNSS/GPS), 데이터 융합 및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지능형 시공 관리 기술이 주요 기술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지능형 다짐(Intelligent Compaction, IC) 기술은 진동롤러에 가속도계와 위치정보 시스템을 탑재하여 다짐 과정 중 발생하는 지반-롤러 상호작용 응답을 연속적으로 계측하고, 이를 공간 좌표와 연계함으로써 시공 구간 전체에 대한 다짐 상태를‘면 기반(Area-based)’으로 시각화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기존 QC 방식이 갖는 공간적 대표성 부족 문제를 데이터 기반 접근법으로 보완하는 대표적인 스마트 건설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IC 기술은 이미 현장 적용 단계에서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다수의 연구에서는 IC 지표와 전통적인 현장시험 결과 간의 상관관계를 체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기술적 신뢰성을 검증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토사–암 혼합 성토재, 불균질 지반, 고성능 포장 기층 등 다양한 시공 환경으로 다짐 공정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짐 거동과 품질 특성의 공간적·시간적 변동성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시공 조건에서는 제한된 지점에서 수행되는 기존의 점 기반 품질관리 시험만으로는 시공 구간 전체의 다짐 품질을 정량적으로 대표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를 갖는다.
이에 따라 최근 연구에서는 단순 상관 분석을 넘어, 다짐 장비로부터 획득되는 연속적 계측 데이터와 현장 시험결과를 결합한 머신러닝 및 데이터 기반 모델링 기법을 활용하여 다짐 품질을 예측하고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지능형 품질검사 기술로 연구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지능형 품질검사는 다짐 과정 중 다짐 상태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품질 적합 여부를 자동으로 판단하며, 필요 시 추가 다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한다.
특히 다짐 롤러의 무인·자율 운용을 목표로 할 경우, 이러한 지능형 품질검사는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필수적인 핵심 전제 조건이다. 작업자의 경험과 판단에 의존하던 기존 품질관리 체계에서는 무인화된 장비가 다짐 품질을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다짐 품질의 자동 인식·예측·피드백이 통합된 지능형 품질검사 체계가 구축되어야만 다짐 롤러의 무인화가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다.
따라서 지능형 품질검사는 다짐 공정의 자동화 수준을 넘어, 다짐 롤러 무인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 요소이자 자율 시공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명확히 인식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술 발전 흐름 속에서, 다짐지수(Compaction Meter Value, CMV)는 IC 시스템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대표적인 지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CMV는 진동롤러에서 계측된 가속도 신호를 주파수 영역에서 분석하여 산정되며, 지반의 강성 변화와 다짐 진행 상태를 간접적으로 반영하는동적 응답 지표로 해석된다. 최근 연구들은 CMV를 단순한 강성 지표가 아닌, 롤러–지반 시스템의 동적 상호작용 특성을 포함하는 복합 응답 변수로 해석하고 있으며, 다짐 공정의 단계별 품질 변화를 연속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핵심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다.
나아가, 다중 IC 지표 비교 연구와 실무 적용 사례를 통해 CMV는 해석의 직관성, 계측 안정성, 현장 적용성 측면에서 높은 신뢰성을 확보한 지표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CMV 기반 품질관리 체계는 향후 디지털 트윈기반 시공 관리, AI 기반 품질 예측, 자율 건설 장비와의 연계 등 차세대 스마트 도로 건설 기술로 확장될 수 있는 핵심기술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기술이 실제 건설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타당성뿐만 아니라 제도적 신뢰성과 적용 기준의 명확화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CMV와 같은 지능형 다짐 지표는 연속적이고 정량적인 품질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지만, 계측 방법, 데이터 처리 절차, 품질 판정 기준이 표준화되지 않을 경우 현장 적용 시 해석의 일관성과 품질 책임의 명확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지능형 다짐 기술을 기존 품질관리 체계 내에서 공식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용 대상, 계측 장비 구성, 품질 지표 활용 원칙, 기준값 설정 절차 및 기존 품질관리 시험과의 연계를 포함한 국가 차원의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여, 지능형 다짐 기술의 현장 적용성과 제도적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건설기준으로 「지능형 다짐공 표준시방서(KCS 10 70 20 : 2021)」가 제정되었다. 해당 표준시방서는 지능형 다짐의 적용 범위와 목적을 명확히 하고, 계측 항목 및 IC Measurement Value 활용 원칙, 시험 시공 기반 기준값 설정 방법, 기존 품질관리 시험과의 연계 절차 등을 체계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지능형 다짐 기술이 기존 품질관리 체계 내에서 공식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를 통해 지능형 다짐 기술은 단순한 연구·시범 기술을 넘어 실제 도로 건설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품질관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였으며, 향후 CMV 기반 품질관리 체계의 고도화와 자율 다짐 기술로 의 확장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되고 있다.
종합하면, 토공 장비 기반 토목 공사는 센싱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인간 중심 시공에서 자동화, 원격 시공을 거쳐 자율 무인 시공으로 단계적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다짐 품질 관리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능형 다짐 기술과 CMV 기반 품질관리 체계는 기존 점 기반 품질관리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고, 시공 전 구간에 대한 연속적이고 정량적인 품질 평가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스마트 도로 건설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지능형 품질검사를 통한 다짐 상태의 자동 인식과 판단은 향후 다짐 롤러의 무인·자율 운용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 기술 요소로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국가건설기준의 제정을 통해 지능형 다짐 기술의 현장 적용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해당 기술은 연구·시범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현장 활용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향후에는 CMV를 포함한 IC 지표와 AI 기반 분석 기술의 결합을 통해 다짐 품질 예측과 시공 의사결정의 고도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율 토공 시공 기술로 확장되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