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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기술로 지하 공간을 점검하다
  • 게시일202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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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기술로 지하 공간을 점검하다

 

 

▲ 이성원 선임연구위원, 심승보 전임연구원(지반연구본부)

 

로봇 기술로 지하 공간을 점검하다

 

복잡하고 다양한 지하 공간


도시에서 지하 공간은 익숙한 장소이다. 거대한 쇼핑몰이 들어서 있고, 교통수단이 오가는 통로이며, 일터가 되기도 한다. 지하 공간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게 되면서 인간의 활동반경은 확장되었지만 그만큼 위험도 뒤따르고 있다. 지하 공간은 붕괴와 침수 등 다양한 위험 요소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반연구본부는 터널·지하공간을 비롯해 구조물 기초, 사면, 연약지반, 지진 등 토목 기술에 필수적으로 포함되는 지반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연구내용을 기준으로 하여 구분해 본다면, 크게 4가지의 연구주제에 중점을 두고 본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토공 및 기초 구조물 시공 시 ‘품질관리 자동화 기술 개발’, ‘입체적 기반 시설첨단관리 기술 개발’, ‘지진 대응 시설물 안전확보 기술 개발’, ‘지하 대공간 활용 기술 개발’이 되겠습니다. 저희 본부의 구성원들은 해당 분야와 관련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첨단 연구성과로 우리나라 지하 공간의 기술 발전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산업화가 이뤄지면서 우리나라의 지하 공간 역시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고속도로가 놓이면서 곳곳에 산을 관통하는 터널이 생겨났고, 최근에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보령 해저터널이 개통하기도 했다. 심승보 전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지하 공간을 형태, 규모, 용도 등의 특성을 기준으로 크게 철도터널, 도로터널,해저터널, 공동구 터널로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해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고속철도 터널은 율현 터널로 50.25km이며, 수서역에서 평택지제역을 연결합니다. 도로 터널로는 인제양양 터널이 가장 길고, 그 길이는 10.96km입니다. 해저 터널로는 최근에 완공된 보령해저터널을 꼽을 수 있는데, 그 길이는 6.93km가 됩니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터널로 공동구 터널이 있습니다. 이 터널은 도심지 생활에 필요한 전력, 통신, 난방, 상하도관을 수용시설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터널은 신체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혈관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라이프 라인’이라고 부르며, 국가 보안 시설로 분류되어 일반에는 비공개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대형 재난으로 이어지는 공동구 사고


2018년 11월 24일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의 통신구 연결통로에서 발생한 화재는 공동구 터널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고였다. 이 사고로 지하 1층 통신구 약 79m가 소실되면서 서울 한강 이북서부 지역에서 KT 인터넷, 휴대폰, 무선통신 등을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공동구 터널은 다른 터널과 달리 내부 수용시설까지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매우 협소합니다. 따라서 진화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곧 대형 사고로 연결되었습니다. 당시 집계된 금액만을 놓고 본다면 80억 원의 재산피해, 300억 원가량의 보상액이 발생했습니다. 사고 발생 당일 사고 내용을 알리는 문자가 발송되었지만 KT망이 끊어진 상황이었기에 누구도 왜 전화가 불통인지에 관해 알지 못했습니다.”


당시 초고속 인터넷이 단절되면서 금융거래, 결제 시스템 등이 먹통이 되었고, 통신 차단으로 119에 신고하지 못한 70대 노인이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하는 디지털 재난 상황이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공동구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우리 일상과 사회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피해 규모와 영향은 예상보다 더 크고 심각한 재난을 일으킨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으며, 공동구를 비롯한 지하 공간의 철저한 점검과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우리나라는 경제개발 성장기 때 준공된 인프라 구조물이 점차 기대수명에 다다르고 있어 노후화에 의한 안전사고가 종종 발생하는 실정입니다. 이 같은 사고는 노후화가 진행될수록 필연적으로 발생 확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안전사고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에 관해 더욱 면밀하게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자유롭게 주행하고 점검하는 로봇 기술


지하 공간 시설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점검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정밀 점검의 상시화를 통한 관리가 요구된다. 기존의 점검 방식은 인력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점검자가 손상 지점을 육안으로 확인한 후 균열자 또는 균열 현미경을 통해 특정 지점에 대한 크기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방식이다. 이때 점검자의 주관적 판단이 어쩔 수 없이 개입되기도 하므로 객관적 상태 진단이 쉽지 않고, 점검의 빈도를 높여 유지관리의 안전성을 향상 시키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비용이 필요한 단점이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작업자를 대신하여 터널 내부를 주행하며 콘크리트 구조물의 손상 지점을 점검하는 자동화 점검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


“자동화 점검 로봇의 기술 개발은 크게 3가지 단계로 나눠서 진행됩니다. 각 구성 기술별 핵심 기술 개발 단계, 구성 기술간 통합 단계, 현장 테스트 단계입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딥러닝을 활용한 손상 탐지 기술과 스테레오 비전을 통한 손상 측정 기술을 개발합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무인 이동체와 로봇 팔을 연계하여 측정 결과에 따른 점검 시나리오를 구현합니다. 마지막으로 터널 환경에서 정밀 점검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현장 테스트를 통해 자동화 점검로봇 기술을 완성합니다.”


자동화 점검 로봇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여러 핵심 기술의 융합을 기반으로 하여 지하 공간 유지에 유연하게 활용된다는 점이다. 로봇에는 터널 내부를 자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무인 이동체 기술, 복잡한 내부 수용시설물을 회피할 수 있는 로봇팔 기술, 그리고 손상지점을 탐지하고 측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 센서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본 점검 기술은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서 원격 제어가 가능하도록 개발하여 관리자의 편리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공동구는 지하 공간 라이프 라인으로 통신선, 전력선, 난방, 가스관등을 공동으로 수용하는 터널입니다. 기존에는 통신구, 전력구, 가스관 등과 같이 각각의 용도에 따라 터널, 관로가 도시 지하에 제각기 복잡하게 배치하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이를 통합하여 공동으로 수용하고 지하 공간을 관리하는 추세입니다. 공동 수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공동구의 운영 및 유지관리비용을 낮추어야 합니다. 자동화 점검 로봇 기술 활용을 통해 운영 및 유지관리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공동구 터널 내부의 여러 수용시설물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하고 안전한 인프라 제공


연구팀은 우리 사회에 지속 가능하고 안전한 인프라가 제공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 연구를 다양한 형태로 지속 발전시켜 궁극적으로는 지하 시설물 유지관리의 무인화와 자동화 기술을 완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한다.


“미래 사회에는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고령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 인구도 감소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력 기반의 인프라 구조물 유지관리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보완하고자 유리 관리의 자동화와 무인화를 위해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손상에 대한 보수를 자동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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