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내진설계를 위한 삼축내진말뚝
▲ 김종관 KICT 지반연구본부 수석연구원
들어가며
2017년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지진으로 인해 전체 공공시설 644개소 중학교 건물 피해가 235개소로 가장 많았으며, 28,811개소의 주택이 피해를 입었고 이 중 375개소가 전파, 1,055개소가 반파되는 등 매우 큰 피해가 발생했다. 국내 건축물의 내진율은 약 10%로 전체 건축물의 90%가 지진에 취약한 상태이다. 최근 건축물의 기초가 구조부재에 포함되도록 건축구조기준이 개정되어 향후 말뚝기초 또한 건축물 기둥과 같이 구조부재로 간주하여 내진성능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내진성능 확보에 관한 규정은 이미 법적으로 강제되어 있으나 현재 건축물 기초의 내진설계는 적확하게 수행되고 있지 않다. 건축물 기초구조 설계기준(KDS 41 19 00) 에는 말뚝기초에서도 내진 해석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으나 비용 증가와 시공여부에 대한 육안 확인 불가 등의 이유로 적극적으로 시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해외 연구사례에 따르면 지진 발생 시 말뚝기초의 전도, 기울어짐 등의 피해가 보고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말뚝기초 내진 설계가 적확하게 수행되지 않는 관행으로 MMI(수정 메르칼리 진도 등급) 5이상의 지진 발생 시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지진 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공법 개발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으로 개발된 것이 삼축내진말뚝이다. 삼축내진말뚝은 ㈜에스와이텍이 처음 개발한 말뚝으로 그림 1과 같이 세 가지 방향의 경사말뚝의 두부를 서로 이어서 삼각대와 같은 형태를 취한다. 삼축내진말뚝의 정적하중 하에 서의 수평방향 성능은 이미 검증되었으나 동적하중 하에서의 내진성능 및 메커니즘, 그리고 동적하중을 고려한 설계방법 등은 확립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중소·중견 기업 수요기반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축내진말뚝의 내진성능을 평가하고 설계안을 마련했다.
동적 원심모형실험을 통한 삼축내진말뚝의 내진성능 검증
삼축내진말뚝의 동적거동을 평가하기 위해 원심모형실험을 통해 마이크로파일을 0°, 15°, 30°의 각도로 설치하고 지진파를 입력하여 그 응답을 확인했다. 원심모형실험은 지반공학 분야에서 자주 사용되는 실험방법으로 실험체를 회전시켜 이때 발생하는 원심가속도를 통해 모형의 응력이 프로토타입의 응력과 같아지도록 모형의 중력을 증가시키고 이를 통해 모형의 크기를 축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심가속도 50g로 회전하는 모델의 1m깊이에서의 응력은 지구 중력에서 50m 깊이의 응력과 동일하다.
삼축내진말뚝의 내진성능 확인을 위해 총 3가지 입력파 (Capetown, San Fernando, ramped sine파)를 사용했다. 단일 말뚝(그림2-ⓐ)의 경우 연직말뚝의 수평변위가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경사말뚝(15°, 30°)간의 수평변위 차이는 크지 않았다. 다만 수직변위(침하량)의 경우 설치각도 15°가 가장 적게 나타나, 시공성 및 성능을 고려했을 때 설치각도 15°인 삼축내진 말뚝의 활용도가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일 말뚝에 이어 그룹 말뚝의 내진성능 평가도 함께 수행하였고(그림2-ⓑ), 단일 말뚝과 동일하게 삼축내진말뚝이 연직말뚝에 비해 수평변위에 대한 저항력이 3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원심모형실험 결과를 가속도 및 말뚝의 설치각도 별로 정리하면 그림 3과 같다.
지표면 최대가속도가 커질수록 말뚝 두부에서 발생하는 최대 변위가 점점 커지는 경향을 보이며, 삼축내진말뚝의 경우 설치 각도와 관계없이 연직말뚝에 비해 수평변위가 작게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는 동적하중(지진파)에 대해서 삼축내 진말뚝이 연직말뚝에 비해 내진성능이 압도적으로 우수한 것을 나타낸다. 수직변위(침하량)도 연직말뚝에 비해 삼축내진말뚝이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수평방향뿐 아니라 연직방향 변형에 대한 성능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축내진말뚝 내진성능 평가법 및 설계안
삼축내진말뚝은 기존에 없던 형태이기 때문에 실무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삼축내진말뚝의 내진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평가법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동적원심모형 실험과 수치해석 결과를 기반으로 삼축내진말뚝의 내진성능 간이평가법을 제안하였다. 실험 결과, 삼축내진말뚝은 기존 마이크로파일에 비해 지진하중에 의한 말뚝두부의 최대수평 변위를 평균 65.4%, 최대휨모멘트를 평균 74.3%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등가 정적해석을 통해 얻은 기존 마이크로파일의 내진성능에 대해 감소계수를 적용하는 간이산정방법을 제안했다.
여기서, : 말뚝두부 최대수평변위, : 말뚝 최대휨 모멘트, CMP : Triaxial Seismic Pile(삼축내진말뚝), TSP : Conventional Micro Pile(기성 마이크로파일)이다. 삼축내진말뚝의 상세한 내진성능 평가를 위해서는 수치해석이 필수적이다. 삼축내진말뚝의 설계 정량화에 있어 가장 중요하나 결정하기 힘든 물성이 말뚝-지반 경계물성이다.
해당 물성은 직접 실험을 통해 산정하는 방법 이외에는 기존 문헌값을 사용해야 하는데, 수많은 경험식이 제안되어 있어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에 제안된 경험식을 총 100가지 이상의 조합으로 구성한 후 수치해석을 통해 원심모형실험과 비교를 수행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삼축 내진말뚝 수치해석에 가장 적절한 산정식 및 수치해석에 필요한 필수요소의 설정기준 등을 바탕으로 삼축내진말뚝의 설계안을 제안했다.
맺음말
본 연구는 중소·중견기업 수요기반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원기업에서 개발한 삼축내진말뚝의 내진성능을 검증하고 건축물의 내진보강 분야의 시장진출을 지원하고자 수행됐다. 원심모형실험을 통하여 삼축내진말뚝의 지지 메커니즘을 검증했고, 2차원 및 3차원 수치해석을 이용한 모델링 및 내진성능 검증을 통하여 설계 정량화를 위한 변수 연구 수행을 바탕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또한, 동적원심모형 실험 및 수치해석 기반의 변수연구을 통하여 삼축내진말뚝의 설계안을 마련했다.
삼축내진말뚝은 새로운 형태의 건축물 내진말뚝으로 건축물 기초내진설계가 현재는 반영률이 상당히 낮지만, 삼축내진말뚝의 적용을 통하여 건물의 침하, 수평이동, 인접구조물 굴착에서의 문제점 등을 추가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삼축내진말뚝은 신설건축물 외에 기존건축물의 보강을 위한 시공도 가능하기 때문에 건축물 기초보강 및 내진보강 현장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참고자료
• 한국건설기술연구원(2023), 건축물 내진성능 확보를 위한 삼축내진말뚝 개선 연구.
• 김윤아, 권태혁, 김종관, 한진태, 김재현, 안성율(2023), 원심모형실험을 이용한 그룹 삼축 마이크로파일의 동적거동 평가, 한국지반공학회논문집, 39(12), 93 102
• 전준서, 메론알레바츄메코넨, 김윤아, 김종관, 유병수, 권태혁, 안성율, 한진태(2023), 수치해석을 통한 설치 경사각도에 따른 삼축내진말뚝의 동적 거동특성, 한국지반공학회논문집, 39(11), 41-51.
• Kim, Y.A., Han, J.T., Kim, J.H., Choi, D.H., Kwon, T.H. (2014) Seismic Evaluation of Triaxial Seismic Pile according to Angle using Dynamic Centrifuge Test, 8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earthquake geotechnical engineering, Osa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