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교,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유지 관리한다
▲ 서동우 KICT 구조연구본부 연구위원
신속 교체 및 급속 시공이 가능한 철도 하로교 기술
국내 철도교는 대체로 건설된 지 오래돼 다양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노후화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뿐만 아니라, 유지보수에도 상당한 경제적·인적 자원이 필요하다. 철도 교량의 노후화로 인한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고,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이 개발됐다. 신속 교체 및 급속 시공이 가능한 철도 하로교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철도 하로교는 무엇이며, 철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구조물인가요?
철도가 지나는 교량인 철도교에는 상로교(上路橋)·하로교(下路橋)·중로교(中路橋)가 있습니다. 이중 하로교는 주행로의 궤도를 지지하는 바닥판을 교량 거더의 하부에 배치한 구조로, 거더 아래에 공간 여유가 없는 경우 주로 활용됩니다.
최근 연구 중인 기술은 하로교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기술을 개발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2020년 12월 기준으로 국내 철도시설 현황을 보면 교량은 총 3,514개소, 터널은 842개소, 역사는 696개소입니다. 이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교량은 역사와 터널과 비교해 4배 이상 많아요. 그런데 이런 교량은 대체로 일제강점기나 산업성장기 때 건설된 철도시설로, 노후화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에요. 게다가 최근 기상이변과 잦은 지진 발생으로 노후화된 철도 시설의 성능이 더욱 저하되고 있어요. 이는 열차의 안전 운행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문제이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하로교의 체계적인 관리와 유지를 위한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사고나 재난이 발생해 하로교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하게 시설물을 유지보수 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철도교 이용을 제한하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게다가 철도교 특성상 우회로를 확보하는 일이 불가능해요. 따라서 유지 보수나 개량을 위해 신속한 기술이 필요로 했죠.
‘신속 교체 및 급속 시공이 가능한 철도 하로교 기술(이하 하로교 기술)’을 더욱 자세하게 설명해주세요. 기존에는 이런 기술이 없었나요?
일반적으로 철도 하로교를 건설할 때 ‘강합성(SRC)’ 구조와 ‘프리스트레싱(PSC)’ 구조 두 가지 공법을 사용합니다. 강합성 구조는 강재 주거더와 가로보를 철근이 관통하여 일체로 타설하는 공법으로, 상대적으로 구조의 높이가 낮고 무거운 하중을 잘 견딜 수 있어요. 하지만 강철을 가공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현장에서 철근을 가공하고 조립하며 콘크리트를 부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려요. 무거운 구조물을 사용해야 하므로 긴 다리에는 적용하기 어려워요. PSC는 종방향 거더와 횡방향 바닥판에 긴장력을 주는 방식입니다. 이는 콘크리트의 강도와 품질에 크게 영향을 받고, 현장에서 철근 조립과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필요해요. 또 형고가 높아 다리의 개방감을 떨어뜨리고 SRC와 마찬가지로 40m 이상의 긴 경간을 만들기에는 어렵습니다. 프리캐스트 모듈러 하로교 기술은 빠르게 시공하기 위해 PC(Precast Concrete) 슬래브를 이용한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부어 굳히는 시간이 필요 없고 계절에 따라 작업이 제한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기술은 어느 단계까지 와 있나요?
하로교 바닥판 위치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의 구조를 개발하는 중에 있습니다. T형, 역T형, 초저형고 PSC 구조, 굴절형 강합성 바닥판 등이 있습니다. 강재 주거더를 사용해 횡방향으로 긴장을 주는 방식은 트럼펫이나 나선철근이 필요 없고, 일반 포스트텐션의 정착구처럼 힘이 집중되지 않습니다. 이런 구조는 국내외에서 아직 사례가 없습니다.
본 기술의 시장 전망은 어떤가요?
30년 이상 된 철도 교량과 터널의 노후화가 37% 이상으로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철도 시설 개선을 위해 체계적인 기술과 경제적인 방법을 개발하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국가재정 운용계획에 따르면, 철도 및 도시철도에 대한 사회경제적 투자 계획은 2021년부터 도로에 비해 상당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교통 및 물류 분야에서는 철도 및 도시철도에 대한 투자 비중이 가장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철도시설 및 안전설비의 확충 및 개량을 위해 약 2조 690억 원의 예산이 책정되어 있으며, 이는 분야별·연차별 예산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즉, 선로 연장과 시설 노후화에 따른 유지보수와 개량 시장의 비중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투자 예산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 기술을 실제로 적용했을 때의 효과에는 무엇이 있나요?
철도 하로교의 주요 문제 중 하나는 현장 작업량이 많다는 것인데, 프리캐스트 모듈러 철도 하로교를 사용하면 작업 시간이 약 83% 줄어든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만약 이 연구 개발이 성공한다면, 공동연구기관인 코벡㈜에서 제작 및 시공 중인 철도 하로교의 공사비를 27m 및 40m 간격으로 사전 검토한 결과, 2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공동연구기관과 중·장경간 철도 하로교의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한 결과, 강재 사용량이 공사비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사전 검토 자료에 따르면, 현재 코벡㈜의 공사비는 다른 개량 업체에 비해 27m 간격에서는 약 33.5% 높고, 40m 간격에서는 약 38.4% 높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로교 기술이 실제로 적용되면, 시간 단축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이라는 다양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그렇다면 앞으로의 연구 목표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현재는 철도뿐만 아니라 소하천의 홍수 위험이 높아진 경우에 대비하여 강합성 라멘(저형고 교량 형식) 도로교의 교체를 목표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프로젝트는 중로교 형식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급속 시공 및 교체가 가능한 교량을 개발하는 것 또한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철도교통이 정시·안전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민 대다수의 편익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데요. 재해 발생 시 신속한 대응과 복구가 가능한 기술을 적용하여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고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